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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과 탄소중립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희귀광물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리튬, 코발트, 니켈, 희토류와 같은 자원들은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풍력발전기, 군사용 장비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며, 그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희귀광물의 미래 가치는 단순한 원자재의 수준을 넘어, 국가 전략과 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대표적인 희귀광물인 리튬과 코발트를 중심으로, 이들 자원의 특징, 수급 현황,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이에 따른 대응 전략까지 심층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리튬: 미래 에너지 산업의 핵심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및 재생에너지 저장장치에 필수적인 원소로, ‘백색 석유’라고도 불립니다. 가볍고 전기화학적 특성이 우수해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재료로 쓰이며, 스마트폰부터 노트북, 전기자동차에 이르기까지 현대 생활의 중심 기술에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전기차 산업의 급성장과 함께 리튬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가격도 2020년 이후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리튬 주요 생산국
리튬의 주요 생산국은 호주, 칠레, 중국으로, 이들 국가가 세계 리튬 공급량의 80% 이상을 차지합니다. 특히 칠레의 염호(Salt Lake)에서 추출되는 리튬은 품질이 높고 생산비가 저렴하여 경쟁력이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리튬 정제 및 가공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에서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집중 구조는 공급 불안정성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주요 생산국의 정치적 불안정, 환경 규제, 무역 갈등 등이 리튬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각국은 리튬 확보와 재활용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리튬 추출 과정에서 막대한 수자원이 소모되고, 생태계 파괴 우려도 커지고 있어, 지속가능한 채굴 방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코발트: 보이지 않는 필수 자원
코발트는 리튬 못지않게 2차전지 성능 향상에 중요한 자원입니다. 열 안정성과 에너지 밀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며, 고성능 배터리 제조에 반드시 포함됩니다. 특히 고급 전기차 및 군사용 장비의 핵심 소재로 사용되며, 향후에도 높은 수요가 예측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발트의 공급 구조는 리튬보다 훨씬 불안정합니다. 전 세계 코발트의 약 70% 이상이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생산되며, 그 중 상당수가 비공식 소규모 광산에서 채굴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동노동, 노동 착취, 안전사고 등의 인권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며, ‘분쟁광물’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습니다.
또한 정치적 불안정성과 수출 규제, 환경 이슈로 인해 공급망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2022년 이후 일부 코발트 생산국에서 수출세 인상 및 내수 우선 정책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대체 공급원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호주, 캐나다 등에서는 코발트 생산 확대와 친환경 채굴 기술 도입을 적극 추진 중입니다.
코발트 가격 변동성
코발트의 높은 가격 변동성과 공급 위기를 대비하기 위해, 기술적으로는 ‘코발트 프리 배터리’ 개발도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성능이나 안정성 면에서 한계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공급 안정성과 윤리적 채굴을 병행하는 전략이 요구됩니다.
공급위기와 전략적 대응
희귀광물의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은 지역적으로 편중되어 있고, 정치·환경적 변수에 매우 민감합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산업은 심각한 공급망 위기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공급망의 불안정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무역 갈등 등으로 인해 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국가 안보 차원의 문제로 격상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여러 국가들은 희귀광물 전략 비축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은 2022년 '희귀광물 확보법'을 통과시켜 국산화 및 동맹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에 나섰습니다. 유럽연합도 ‘유럽 핵심원자재법’을 통해 리튬, 코발트 등의 채굴, 정제, 재활용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핵심 광물 확보 전략 로드맵’을 발표하며, 해외 자원 개발과 민관 합동의 자원 외교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광물 재활용
한편, 기술적 대안으로는 광물 재활용, 대체 소재 개발, 친환경 채굴 기술 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폐배터리에서 리튬과 코발트를 추출해 재활용하는 ‘도시광산(Urban Mining)’은 자원 순환의 새로운 모델로 부상하고 있으며, 환경 오염을 줄이고 자원 고갈을 늦출 수 있는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일본, 독일 등은 이미 대규모 재활용 설비를 구축하고 있으며, 한국도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 차원에서도 ESG 경영 원칙에 따라, 윤리적 공급망 구축과 지속가능한 자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투자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리튬과 코발트를 비롯한 희귀광물은 21세기 산업 구조 변화와 에너지 전환에 있어 필수적인 자원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공급 구조는 정치적 리스크, 환경 문제, 윤리적 쟁점 등 복합적인 위기를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희귀광물의 미래 가치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협력, 지속가능한 채굴 방식, 재활용 기술 강화 등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앞으로는 단순한 자원 확보 경쟁을 넘어, 자원의 순환과 공유, 책임 있는 소비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글로벌 자원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시대입니다.